무릎건강 위해서는 무릎 주변근육 키워야

환자들은 스포츠 활동 중 다치거나 낙상 혹은 교통사고 등에 의한 외상으로 무릎을 다쳐 오기도 하지만,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일상생활 중에 발생하는 무릎의 통증이다. 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무릎 내의 원인만 고려하면 무릎을 이루고 있는 관절연골, 인대, 근육 및 힘줄, 관절낭, 활액막 등 모든 구조물의 이상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릎은 우리 몸에서 체중부하를 담당하는 가장 큰 관절이지만 평편한 정강이뼈 위에 둥그런 허벅지 뼈가 얹혀져 있는 불안정한 구조를 하고 있어 다른 관절에 비해 외상에 취약하며 일상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부하나 충격에 의해 다양한 퇴행성 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통풍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제외하면 무릎 통증의 흔한 원인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젊은 연령대에서는 취업, 군입대, 혹은 평소에 하지 않았던 운동 등을 시작한 후에 발생한 무릎 주변의 통증으로 많이 내원하는데, 갑작스러운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무릎 주위 힘줄의 염증이나 근육성 통증과 같은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이 대부분이다. 이는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 등을 기본으로 하는 운동 치료와 함께 필요 시 증상완화를 위한 약복용, 물리치료 등을 시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중년기 이후부터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몸의 근골격계에도 여러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는데 “아이고~ 팔, 다리, 허리야~~”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쯤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는지 모를 말처럼 이에 따른 퇴행성 질환들이 관절 통증의 주된 원인이 된다. 어딜 가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들어선 많은 정형외과 전문병원들이 척추, 관절수술 전문임을 광고하는 것을 보면 그 유병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무릎에 문제가 발생하면 치료를 통해 정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손상이 발생하기 전의 완전한 정상 관절로 되돌리는 방법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고장난 기계를 수리하거나 썩은 이를 치료한다고 했을 때 기능 회복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이 망가지기 전의 새것으로 되돌리는 것은 아니듯 퇴행성 변화에 따른 손상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는 없다. 간혹 최근 유명해진 줄기세포 치료로 20대의 젊은 관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문의하는 환자들도 있으나 그 흔한 노년기의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그 대상이 아니다. 비교적 젊은 환자의 관절연골결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복잡한 분자구조를 가지는 완벽한 정상관절연골을 복원하는 것은 아니며, 임상 결과 역시 아직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퇴행성 질환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는 복원이 아닌 증상 호전을 위한 것인데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며 이러한 치료에 증상이나 기능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 병동에서 흔히 보게 되는 무릎 인공관절, 절골술, 관절경을 통한 연골판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게 된다. 불행히 이러한 수술적 조작도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가장 흔히 시행하는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전보다는 통증이 줄어들지만, 수술 후 1년 후에도 어느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10%에 달하며 수술 후 불만족도는 약 20% 내외까지 보고되고 있다. 또한 인공관절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삽입물 주위 감염의 빈도는 1~2%까지 보고되고 있어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수술 결정 과정에서 환자 및 보호자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절골술 및 반월연골판 절제술 또한 수술을 한다고 해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정상이 되는 것이 아니며 남아 있는 조직의 퇴행성 변화는 여전히 진행하므로 관절에 충격이 가는 활동을 지양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환자에게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들은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로 해결하기를 기대하지만 수술은 위와 같은 제한점과 함께 침습적인 치료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해당 수술에 대해 알려진 위험보다 기대이익, 즉 수술로 기능의 호전을 얻을 확률이 높을 때 시행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먼저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불가피한 사고는 어쩔 수 없더라도 흔히 즐겨하는 스포츠 활동에서 부상을 방지하려면 철저한 준비운동 및 본인의 능력에 맞는 수준으로 제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릎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튼튼한 무릎 주변 근육, 그 중에서도 대퇴사두근이다. 강한 근력은 부상을 방지하기도 하지만 관절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무릎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졌거나 좀 더 활동적인 여가활동을 즐기고 싶다면 그만큼 근력을 키우는 노력을 사전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무릎에 해로운 활동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활동이 가장 좋지 않으니 평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형외과 이범석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