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쓰리다, 따갑다, 뜨겁다, 화끈거린다?” 위식도 역류질환 바로 알기
가슴 한복판이 쓰리거나 타는 듯한 증상, 혹은 신물이 확 올라오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10%가 이로 인해 약을 복용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부위에는 괄약근이라는 문이 있다. 이 문은 밥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며, 위산이나 음식물이 역류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그러나 이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느슨해져 있거나 약해져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문이 열려 위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되돌아간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Q1. 환자수가 점점 늘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
– 위식도 역류질환은 일종의 선진국형 질병이다. 서양에서는 인구의 약 10~30%가 위식도 역류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커피와 초콜릿 등 서구화된 식습관, 불안감이나 지나친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 음주와 흡연 등으로 인해 환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Q2. 여성보다 남성에서 잘 발생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아무래도 남성들이 음주와 흡연 등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키는 습관을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몇 해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의 진료인원을 성별로 분석해본 결과 여성 진료인원이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증상을 느껴도 상대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병원을 많이 찾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간과할 수는 없다. 중년 이후의 비만이나 지나치게 조이는 옷을 입는 생활습관 때문에 여성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Q3. 비만일 경우 더욱 더 잘 발생하나?
–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즉 살이 찔수록 위식도 역류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환자들은 과식하거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 경향이 있어 식도 하부 괄약근이 약해지기 때문에 위식도 역류가 더 잘 일어나게 된다. 또 복부 비만으로 인해 복강 내 압력이 증가하면서 위 내 압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역류를 더 잘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지방조직에서 생산되는 염증성 물질이 위산분비를 증가시키고 식도 하부 괄약근을 약화시켜 위식도 역류질환이 더 잘 일어나기도 한다.
Q4. 임신도 영향을 주나?
–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커지는 자궁에 의해 위에는 기계적인 압박이 생긴다. 또 임신에 의해 프로제스테론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 호르몬은 근육 뿐 아니라 위와 식도 하부 괄약근의 긴장을 감소시킨다. 즉, 임신 중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도 하부 괄약근의 긴장감 감소, 높은 위 내 압력, 동시에 식도의 연동 운동 감소로 고산도의 위 내용물이 식도 하부로 쉽게 역류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Q5.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나?
– 오랜 기간의 위산 역류로 식도의 상피세포가 변형되어 바렛 식도(Barrett’s esophagus)라는 병변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이 바렛 식도가 이형성 단계를 거쳐 식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동양에서는 바렛 식도의 유병률이 서양처럼 높지 않다. 때문에 너무 큰 걱정은 하지 말되, 그 위험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이밖에도 아주 드물긴 하지만 심한 식도염이 수년간 지속되면 식도암이 생길 수도 있다.
Q6. 위식도 역류질환에 ‘완치의 기적’이란 없나?
– 궁극적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은 완치가 어렵다. 식도기능이나 모양을 근원적으로 정상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질환은 관리를 요하는 질환이다. 유지치료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증상의 재발을 막는 중요한 치료가 된다. 또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요법에 한계를 느끼고 불편함을 자주 호소할 경우 수술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괄약근을 다시 조여주는 항역류 수술로, 역류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것이다.
Q8.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맞나?
– 무조건적으로 운동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은 삼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윗몸 일으키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것 등이다. 또 몸 전체를 움직이지 않고 근육을 자극하는 등척성 운동(플랭크, 벽 밀기, 철봉 매달리기 등) 또한 지양해야 한다. 전신운동인 달리기도 가슴 쓰림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최소한 치료 중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단, 실내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 운동은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지웅교수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