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뭉클 라이프 앵콜톡 촌년 10만원 ◆◆ 촌년 10만원 ??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았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뉴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등..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살고 있는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 했으나이 날 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자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 한살림살이에눈을 뗄 수 없어 집안을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다.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 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그런데조목조목 나열한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 10만원” 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궁금증이 생겼으나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바로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아들 가족에게 주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이 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미어 터질 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히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금지옥엽 판사 아들의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아니 왜!“”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하며 소리를 지르자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잊지 못했다.노모는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거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들어 오는가”하며 쫓아 나오자사위가 한다는 말이“촌년 아들이 왔습니다”라고 대꾸하자그 자리에서 장모는돌하루방 처럼 굳은채 서 있자“촌년 아들이감히 이런 부자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라 말하고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죽을 죄를 지었으니한 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 달부터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시어머니의 용돈“50만원” 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