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충격에도 골절일으키는 주범 ‘골다공증’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허리가 구부러져 똑바로 눕지 못하시거나 등의 만성 통증 때문에 고생하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살짝 주저앉은 것뿐인데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거나, 넘어지면서 손목을 짚은 것뿐인데 골절로 고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골절은 젊은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것들로 대부분 골다공증이 그 원인이다.
골다공증이 생기는 이유
뼈는 우리 몸을 받쳐주는 기둥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오래된 건물이 낡아서 금이 가고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리모델링 하듯이, 우리 몸의 뼈에서도 만들어진지 오래된 뼈를 부수는 과정(골 흡수)이 일어나고, 그 부분에 새롭고 싱싱한 뼈를 만드는 과정(골 형성)인 재형성 과정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골다공증은 골의 형성과 흡수 과정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것이다. 오래된 뼈를 부수는 파골세포와 새롭고 싱싱한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간의 균형이 깨지면 크게 변화는 없어도 뼈의 두께가 얇아지거나 뼈 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들이 증가하면서 뼈가 약해지게 되어 결국은 부러지기 쉽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직후 수년간 그 이전보다 약 5~10배의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골다공증과 골절 현황
골절이 없는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어서 골다공증을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침묵의 질환’이라고도 한다. 대개 증상은 골절이 발생함으로써 생기게 되는데, 대퇴골, 척추, 손목에서 골절이 잘 발생한다. 골다공증을 진단하는데 골밀도 검사가 가장 중요하며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의학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 통계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 10명 가운데 3~4명은 골다공증을 갖고 있고, 50세 이상 남성에서는 10명 중 1명은 골다공증을 갖고 있다. 80세에 대퇴골 골절이 생기면 10명 중 2명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4명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여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7명, 남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노년기 골다공증 암 만큼 위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에서 골절은 모든 뼈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부분은 대퇴골, 척추, 그리고 손목이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넘어지거나 주저앉거나 손목을 휘젓다가 딱딱한 물체에 부딪히거나 하는 일상적인 활동 중에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한번 골절이 발생했던 사람은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뼈가 자꾸 부러져서 정신은 멀쩡한데 남의 신세를 계속 지고 사는 노년을 생각한다면, 사망을 초래하는 암 등의 질환 만큼 위험할 수 있다.
대퇴골 골절은 전신 마취 하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전신 마취를 견디기 어려운 고령에서 대부분 생긴다. 또한, 수술을 받아도 약 15~20%의 환자들이 1년 동안 사망할 수 있으며, 전신 마취를 견디기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되면 거동이 완전히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폐렴이나 욕창 등으로 수개월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매우 치명적인 골절이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반 정도가 보행이나 화장실을 가는 등의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함으로써 여생 동안 큰 불편함을 겪게 된다.
척추 골절은 골다공증 골절 중 가장 흔한 것으로 흔히 얘기하는 ‘꼬부랑 허리’이다. 척추 골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술적 치료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직까지 없다는 것이다. 척추 골절의 후유증으로 진통제로도 가시지 않는 만성 통증, 척추의 변형에 의한 자세 이상, 심장과 폐를 압박하여 유발되는 심폐 기능의 저하 등이 있다. 손목 골절 또한 발생하면 만성 통증, 손 활동의 부자유, 손목 변형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
골다공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한 질환으로 소아 및 청소년기에는 뼈가 충분히 만들어지도록 하고, 성년기에는 잘 유지시켜야 한다. 노년기에는 뼈의 파괴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는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면서 칼슘, 단백질, 비타민 D가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적인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칼슘을 섭취할 수 없어 우유 등의 유제품이 필요한데, 설사 등으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은 칼슘제 섭취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환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므로 뼈의 강도를 증가시켜야 함은 물론이고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방법과 운동량을 결정해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D는 피부에서 태양의 자외선에 의해 체내에서 만들어지므로 특히 외출이 드물거나,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햇빛을 받는 야외 활동이나 일광욕을 하는 것이 좋다. SPF 8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는 일광욕을 하더라도 95% 이상 비타민 D의 생산을 막기 때문에 강력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효과가 없다. 또한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약물, 특히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을 빨리 진단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가능한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탄산음료와 커피 복용도 줄이는 것이 좋다.
내분비내과 이승훈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