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 K이 띄우는 편지/ 식당에서의 애매모호(曖昧模糊)한 호칭

그저께 서면 어느 식당에서 퇴직자 동우회 모임을 가졌습니다.

바로 옆에 앉은 선배분께서 밑반찬 추가 주문 등으로 식당 종업원에게 “아줌마(아주머니)”라고 호칭 하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식당종업원에 대한 호칭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선배님께는 조심스럽게 아줌마 보다는 듣기 좋게 “사장님으로 부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언젠가는 식당 옆자리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옷차림에 아랫사람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한 이 손님 지위도 어느 정도 갖춘 사람처럼 보이는데 식당 종업원에게 그 많고많은 호칭 중에 특이한 “어이~~!” 하고 부르는 손님도 있었답니다.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손님들이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호칭은 ‘아줌마!’ ‘아주머니!’ ‘여기요!’ ‘저기요!’ ‘보이소!’ ‘이봐요!’ ‘이모!’ ‘삼촌!’ ‘아가씨!’ ‘아저씨!” ‘총각!’ ‘사장님!’ 등등 그야말로 제각각 인것 같습니다.

2011년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식당종업원 호칭 공모 결과 ‘차림사’가 선정 되기도 했습니다.

※차림사[명사]
차림사는 음식점, 카페 등에서 음식이나 음료의 주문을 받거나 나르는 일을 하는 사람. 아줌마, 이모, 여기요 따위로 불리는 식당노동자를 대체하는 대안 명칭. 차림사는 2011년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식당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시한 호칭공모에서 금상으로 당선된 용어이다.

따라서 ‘보험아줌마’가 ‘보험설계사’로 바뀌어 인식이 달라진 것처럼 이제는 식당종업원 들도 그런싸한 호칭 하나를 정해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호칭은 부르는 사람의 인격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습니다.

어느 누구없이 많이 들어 본 “백정과 박서방”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젊은 양반 두 사람이 박씨성을 가진 나이 지긋한 백정에게 고기를 사러 왔습니다.
한 양반이 말했습니다.
“어이 백정! 고기 한 근만 다오”
백정이 “예, 그러지요” 대답하면서 솜씨 좋게 고기를 칼로 베어내어 주었습니다.

또 다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긴 했으나 나이 지긋한 사람에게 함부로 말하기가 민망해서 “박서방! 고기 한 근 주시게” 했습니다.
백정은 “예! 고맙습니다.”라고 대답 하면서 역시 솜씨 좋게 고기를 잘라 주는데, 먼저 양반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때 먼저 양반이 소리쳐 따졌습니다.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어째서 이 양반 것은 나보다 배가 많으냐?”
“예! 그야 손님 고기는 백정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박서방이 자른 것이니까 그렇지요~~~”

두 번째 양반은 좋은 대화법을 통해 고기와 함께 상대방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말 잘해서 손해 보는 법이 없습니다.

부부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친구간의 갈등, 직장 상하간의 갈등, 노사 간의 갈등, 특히 요즘 정치인들이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도 대부분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거친 말씨에서 출발 한다고 봅니다.
상대방을 의식한 작은 말 한마디의 배려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기분을 좋게 해 줍니다.

[오늘의 명언]
“손으로 일하는 사람은 노동자다.
손으로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사람은 장인이다.
반면에 손과 머리와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예술가입니다.”
-산 프란체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