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 건강하게 보내기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철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거나 평소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하기 쉬운 시기다. 장마철 주의할 질환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해 장마철을 건강하게 보내자.

◆ 균 번식하기 좋은 장마철, 식중독 예방하기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쉽다. 특별히 장마철에만 사는 세균은 없지만,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의 번식 속도가 빠르다. 살균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 양이 장마철에 줄어드는 것도 세균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영향을 준다.
식중독은 장마철에 특히 주의할 질환이다. 식중독(식품매개질환)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어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세균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건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이 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시간에서 6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된다. 이 경우 항생제나 지사제 복용보다는 충분한 수분공급과 같은 대중 요법을 쓰는 게 좋다.

장티푸스에 감염되면 1~2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국내 발생 원인은 70~80%가 오염된 물을 통한 전염이다. 병이 심해지면 2~3주 뒤부터는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탈진상태에 들어가며, 몸에 열꽃이 생기고 피가 섞인 변이 나온다. 장티푸스 환자라고 모두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은 끓여서 음식물은 익혀서 먹는 습관을 들인다.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도 좋다. 과거 장티푸스를 앓았던 사람은 장마철에 특히 손을 깨끗이 씻고 주방 행주나 도마를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닭과 오리와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이다. 계란이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취약해 62~65도에서 30분 가열해도 사멸된다. 달걀을 익히면 감염을 피할 수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품에 의한 2차 오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질은 용변 등으로 오염된 물과 변질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고 전염성이 강하다. 위산(胃酸)에도 잘 죽지 않으며 적은 양의 균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구역질, 구토와 같은 초기 증세에 이어 3~6주 내 하루 수차례 설사가 일어난다.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에는 탈수현상을 보여 혼수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설사가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병중 치료를 해도 환자 절반 이상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은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 급격히 증식한다. 대개 균이 10만 개 정도가 침입해야 발병한다. 간염 유행 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생선회나 생굴 등 날 해산물을 먹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콜레라는 장마 끝에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전염병이다. 콜레라는 분변, 구토물,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콜레라균에 감염되면 보통 2~4일간의 잠복기가 지난 뒤 심한 설사와 함께 탈수현상으로 갈증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고 정신상태가 불안해진다.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은 음식의 선택·조리·보관 과정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세균은 주로 섭씨 0~60도에서 번식한다.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몇몇 세균에 의한 독소는 내열성을 지니고 있어서다. 6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식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디움균의 독소는 가열해도 증식이 가능하다.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한 즉시 먹는 게 좋다.
철저한 개인위생도 중요하다. 외출하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손 씻기가 필수다. 또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선 안 된다. 황색포도상구균에 오염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여름에는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상태이므로 각종 식중독균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습기·땀 범벅되는 장마철, 피부건강 지키기

장마철은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창궐하기 쉽다. 또 비와 땀 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불순물에 의해 피부가 손상될 우려도 높다. 장마철에 자주 발생하는 피부감염성 질환으로 곰팡이성 질환인 무좀과 사타구니 부위의 완선, 그리고 간찰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신발과 옷은 젖은 상태로 방치하지 말고 충분히 말려서 사용하기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조건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후 신어야 한다. 사타구니 양쪽에 생기는 무좀인 완선은 발에 있던 무좀균이 사타구니로 옮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 무좀과 완선은 병변 부위를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적절한 항진균제 연고를 한 달 정도 바르면 치료될 수 있다.

피부 맞닿는 부위 건조하게 유지, 빗물 닿은 곳 방치하지 않기
두 피부 면이 맞닿은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피부염인 간찰진도 고온다습한 여름에 잘 생긴다. 피부가 맞닿는 부위라면 어디든 생긴다. 특히 빗물과 접촉한 후 씻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빗물에 섞여 있는 각종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가 접히는 부위는 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증세가 가벼우면 약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호전될 수 있다.

◆ 비만 오면 뼈마디가 욱신··· 장마철 관절 통증 극복하기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을 귀신같이 알아맞힌다.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커져 통증과 부기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여러 관절염 가운데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관절염 환자에게 장마철은 무더운 여름보다 더 지내기 힘든 날씨다. 질환 악화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이란
관절염이란 관절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아프거나 붓는 질환이다.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하다보니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질환이다.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퇴행성관절염이 주로 체중의 영향을 받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에 생기는 것에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에는 손에 잘 생기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 큰 관절에 나타난다.

장마철에 관절염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
날씨에 따라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는 건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바 없지만, 장마전선이 가져온 저기압으로 인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그런데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습기가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걸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키며 관절의 통증과 부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높은 습도를 낮추기 위해 냉방기를 장시간 켜둘 경우 관절염 환자는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은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한다. 자연스레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통증을 완화시키는 물질과 영양분 분비가 줄어든다. 관절 건강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냉방기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 소매의 겉옷이나 무릎담요 등으로 찬바람 노출을 줄인다.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무리한 활동 삼가고 통증 심한 경우 찜질·약물 요법 시행
심해진 통증을 개선하려면 일반적으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고 관절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무리한 운동을 삼간다. 찜질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개 한랭요법은 통증이 급성이거나 열이 날 때 시행한다. 온열요법은 증상이 만성일 때 실시한다. 온찜질은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약을 먹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좋다.

스트레칭으로 관절 유연성·근력 유지
관절염 증상이 있으면 일단은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의 정도가 경감되고 어느 정도 호전되지만 심하게 움직이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관절기능이나 근육이 계속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이 움직임이 불안해져서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장마철에 아프다고 해서 방안에만 있는 것보다 스트레칭이나 걷기 등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걸 권장한다.
적절한 운동을 하면 관절 통증이 경감된다. 관절염에서 동반되는 심한 피로감도 호전된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향상돼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한 증상이 사라진다. 뼈가 튼튼해지면서 골다공증과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근력이 좋아지고 관절이 유연해지기도 한다. 비가 잠시 그칠 때 주변을 걷거나 실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관절에 부담이 적은 스트레칭은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