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
가스라이팅(gaslighting) 또는 가스등 효과(–燈 效果)는 뛰어난 설득을 통해 타인 마음에 스스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1. 가스라이팅의 뜻
가스라이팅이란 상황을 조작하여 타인이 자기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현실감과 판단력을 상실하게 하고 그 사람을 원하는대로 조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가스라이팅 당한 상대는 정신적으로 황폐해질 수 밖에 없고 파국으로 치닫게 되죠. 가스라이팅은 결국 세뇌를 통해 만드는 정신적 학대입니다.
오픈 사전에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보았는데요, 쉽게 풀었어도 이렇게만 설명하면 대충은 감이 오지만 정확하게 어떤 경우를 말하는 건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된 용어인만큼 그 어원을 안다면 뜻이 정확하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2. 가스라이팅의 유래
가스라이팅은 1938년 영국에서 공연된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패트릭 해밀턴 작가가 연출한 이 연극은 잭(남편)이 벨라(아내)를 억압하는 이야기인데 이 과정이 ‘가스라이팅’인 셈입니다.
‘가스등’은 스릴러 연극입니다.
잭은 보석을 훔치기 위해 윗집 부인을 살해합니다.
하지만 보석을 찾으려면 가스등을 켜야했죠.
옛 시절의 가스등은 여러집이 가스를 나누어 쓰게 되는 시스템이었기에 한 곳에서 가스등을 켜면 다른 집의 불이 어두워집니다. 보석을 찾는 동안 아내인 벨라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벨라의 판단력을 흐려지게 만든 것입니다.
벨라가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 당신 좀 이상하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잭은 집안의 물건을 일부러 숨기고 부인인 벨라가 물건을 잃어버린 것처럼 몰아갑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벨라는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자 스스로의 현실인지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판단력도 흐려지고, 남편에게는 더욱 의존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가시죠?
연극에서는 살인을 감추기 위한 극단적인 상황이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기 위해 가스라이팅을 많이 사용합니다.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도록 사람을 조종하는 방식인 것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3. 가스라이팅 예시
가스라이팅이 무서운 것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한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탓하게 됩니다.
가스라이팅의 대표적인 대사로 ” 다 사랑해서 그런거야 “ 가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행위를 해놓고 사랑으로 포장하는 것입니다.
가볍게 많이 사용하는 말로는 ” 너무 예민한거 아니야? ” 가 있습니다. 잘못을 한 당사자가 본인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이 예민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몰아가는 말이죠.
“별일 아니잖아.” ” 너무 감정적이야.” “왜 아무것도 아닌걸로 일을 만들어? “ 등도 일상적인 말 같지만 가스라이팅 할 때 많이 사용되는 말입니다.
가스라이팅은 연인관계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도 은연중에 많이 발생합니다. 이 때는 의도적이라기 보다는 부모 자신들도 인지하지 못하는 양육 방식의 문제인 경우도 많습니다.
“너는 착한아이야, 그렇지?” 같은 말은 칭찬처럼 보이지만 아이를 조종하기 쉽게 만듭니다.
부모가 “다 내가 부족한 탓이지” 라고 말하는 것도 아이에게 죄책감을 심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쉽게 만듭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말들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스라이팅은 아니라는 점! 상대방을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의도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겠죠.
추가) 가스라이팅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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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내가 아니면 누가 너를 감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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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너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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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평소에 그런식으로 행동하니까 무시를 당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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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면서 이정도도 참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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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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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은 무슨 말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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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좀 빼.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이처럼 가스라이팅은 피해자 자신의 신념과 자존감을 크게 무너뜨리게 되어 자기 통제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엔 소극적으로 변화하게 만듭니다. 가스라이터 자신이 한 언행이 ‘가스라이팅’에 해당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반복하게 됩니다.
연인, 가족, 친구 등 친말한 관계에서 주로 발생하는 가스라이팅.
친밀한 사이일 수록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말 그대로 친밀한 사이니까요.
사람은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지속적으로 어떤 말과 상황에 노출이 되다 보면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기 쉽습니다. 세뇌당하는 것이죠.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부정적인 방향으로 세뇌당하다 보면 사람은 점점 나약해지고 의존적으로 변해갑니다. 의존해서는 안될 대상인 가해자를 의존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가해자가 약해진 피해자를 더욱더 마음대로 휘두르려할 테니까요.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은연중에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봐야겠죠.
그 사람을 위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욕심대로 움직여주길 바라고 어떻게든 변화시키려고 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나의 욕심으로 소중한 사람이 피폐해지는 건 상당히 슬픈 일일 테니까요.
언제나 스스로를 믿고 돌보면서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