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중요성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뇨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이지만 오랫동안 잘 조절되지 않으면 신체 전반에 나타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음식 섭취량에 관계없이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에 의해 혈당이 정상 범위로 조절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된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특정 부위만이 아닌 온 몸에 걸쳐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관상동맥이나 뇌동맥과 같은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등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눈이나 콩팥, 신경 등에 합병증이 생기면 시력 저하나 실명을 일으키고,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야기하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당뇨병 합병증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3개월 정도의 평균 혈당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인 당화혈색소를 1% 낮추면 망막병증, 신장 기능 감소와 같은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을 약 20~30%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뇨병이 이미 오래된 사람들은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해도 합병증 발생을 별로 낮출 수 없는 반면, 당뇨병 발생 초기에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한 사람들은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당뇨병 발생 초기부터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당뇨병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와 비례해 노인 당뇨병 환자 또한 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10명 중 3명은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는 젊은 당뇨병 환자에 비해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뇨병이 노년기에 발생해 유병 기간이 5년 미만인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당화혈색소가 1%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약 50~7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년기에 발생한 당뇨병 역시 혈당 조절이 사망률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노년기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상태는 치매 등의 인지기능 장애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가 10% 이상일 때 치매의 위험도가 최대 77%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반대로 당화혈색소가 6~7%로 잘 조절되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오히려 18%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노년기 당뇨병도 혈당을 잘 관리한다면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고 합병증 걱정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노인 당뇨병 환자가 너무 지나치게 엄격한 혈당조절을 하려다보면 심각한 저혈당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혈당조절 목표는 식전 혈당 80-130 mg/dL, 식후 혈당 180 mg/dL 이하, 당화혈색소 6.5~7% 이하이지만, 저혈당 위험이 높은 사람의 경우 혈당 조절 목표를 좀 더 높게 잡는 것이 좋다. 따라서 노인 당뇨병 환자 중 저혈당 위험성이 높은 경우는 혈당 목표를 높게 설정해 저혈당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 노년기에 당뇨병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에 맞게 혈당을 적절히 조절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뇨병 환자는 혈당 이외에도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흡연과 같은 흔히 동반되는 심혈관 위험요인을 잘 조절하는 것이 생명연장 및 합병증 감소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내분비내과 이우제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