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번뇌(煩惱)!!

절에 가면 대개 스님들의 세납이 일흔을 훨쩍 넘기신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봐도 年歲가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물어보면 의외로 많습니다.
하루는 큰 스님께 무례를 무릅쓰고 세납을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스님, 올해 세수가 어떻게 됩니까?”
“그건 왜 물어. 이놈아.”
“그냥요.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헷갈려요.”
“허허, 이놈 봐라 세속에서 산 歲月이 20년이요.
부처님하고 산 歲月이 60년이니 갈 날이 꼭 1년밖에 남지 않았다.”
대개 스님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81세에 열반하셨으니 81세까지 사시려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알고 있는 스님들은 부처님의 삶보다 오래 사신 분들이 많고, 정정하다.
“그럼 여든이시네요.”
“계산도 잘하네! 이놈아.”
“제가 뭐 어린애인가요.
저도 오십 중반이에요.
척 보면 삼척인데요. 뭘”
“그래그래 너 말은 잘한다. 그런데 너 사람이 오래 사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큰스님이 오래 사셨으니 훨씬 잘 아시면서.”
“사람이 오래 살고 싶으면 마음이 먼저 健康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이라는 여섯 도둑놈이 있는데 이놈의 慾心이 지나쳐 사람의 生命을 빨리 거두어간다. 그러니 이 도둑놈들을 잘 다스려야 하느니라.”
“여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라고요.”
나는 여섯 가지 근원(根源)에 대해서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예쁜 것만 보려는 눈이라는 도둑놈!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맛있는 것만 처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감만 얻으려는 육신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려는 생각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이 여섯 도둑놈을 다스리는 놈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잘 다스려야만 오래 살 수 있다. 알겠어?
이 여섯 도둑놈이 자꾸 번뇌(煩惱)를 일으켜서 우리 몸을 빨리 망치게 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오래 살려면 마음을 곱게 먹어야 오래 살 수 있군요?
스님,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잘 다스리겠습니다.”
“그래그래. 정신이 健康해야! 肉身도 健康해지는 법이야.”
불가에서 말하는 ‘108번뇌’라는 숫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의 육경 좋음, 나쁨, 평등이라는 호악평등(好惡平等) 그리고 過去 現在 未來에 끊임없이 作用하여 생긴 것을 말합니다.
즉 여섯 근에 육경을 더하면 12, 호악평등에 3을 곱하면 36, 여기에 過去 現在 未來인 3을 곱하면 108이 됩니다.
말하자면 108번뇌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作用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여섯 가지 근원(根源)이라는 번뇌(煩惱)의 도둑을 조종(操縱)하는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健康한 삶을 오래 유지(維持) 할 수 있습니다.
(삼진 스님)
부처님 오신 날   幸福한 하루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