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에 띄우는 편지

오늘은 봄이 오는 소리에 개구리도 잠에서 깬다는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 경칩(驚蟄) 입니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겨울잠을 깬다” 라는 말처럼 새마음 새뜻으로 계묘년(癸卯年) 봄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족)간 재미있는 대화가 필요 함을 주제로 낙서(落書)를 해봅니다.

예로부터 밥상은 소통과 대화의 창구였습니다. 식사 때마다 가족이 둘러앉아 자연스럽게 모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밥상은 가정교육이 이뤄지는 중요한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밥상에서의 소통은 조금씩 줄었습니다. TV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고, 맞벌이와 바쁜 일상으로 밥상에 모이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됐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면서 부족한 대화마저 단절되고 있습니다.

언젠가 개그콘서트에 아빠(김), 엄마(신), 아들(장) 가족의 식탁에서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 정말 한 가족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현대사회의 문제점인 가족간의 대화의 필요성을 코믹하게 풀어낸 코너가 있었습니다.

대화는 이야기의 진전에 따라 화자(話者)와 청자(聽者)의 위치가 서로 바뀌는 것이 통례이며 화자와 청자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어떠한 난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우리부부는 대화를 많이 할여고 노력합니다. 장모딸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 다섯시쯤 기상 후 아파트 뒷편 산책로를 걷기와 병행(竝行)하여  단지내 실내에서 런링머신 등으로 두시간 정도 운동을 하다보니 아침밥 짓는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장노(?) 담당입니다. 단, 장모딸이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안쳐 두면 나는 여섯시 육십분에 취사 버튼만 누릅니다. ㅋㅋ

나는 아침식사 후 등산 등으로 일과를 보내다 보니 하루 중 주위에 일어난 소소한 일들은 주로 식사 시간에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서론은 유머, 본론은 코미디, 결론은 개그로 끝나다 보니 가끔 입안에 있는 밥알이 原位置 할 때가 있습니다.ㅋㅋ

오늘 아침에는 여러가지 대화 중에 장모딸이 지하철에서 직접 경청한 어느 노인들의 대화내용 입니다.

어느 분이 경로석 맞은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분을 보고 대화를 재미있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해 보이시는데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두 분 중 한 분이 웃으시면서 우리둘은 동갑내기로서 아직 나이가 얼마되지 않지마는 앞으로 10년만 더 살면 김형석 교수님과 같다고 했습니다. ※김형석 교수님 104세

그 말을 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 했다고 합니다. 똑 같은 말이라도 얼마나 재미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