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각교훈(鹿角敎訓) ♧

숲속에서 영역다툼을 치열하게 벌이던
사슴 두 마리가 있었다.

격렬한 싸움 중에 뿔이 뒤엉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자존심 때문에 서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반나절이 지나자 배가 고파진 사슴들은
싸움을 멈추려했으나 뿔이 뒤엉켜 빠지지
않았다.

굶어 죽게 생긴 사슴들은 그제서야 뿔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며 협동했지만 엉킨
뿔은 빠지지 않았고 결국 두마리 사슴은
굶어 죽고말았다.

​수도원의 신부님이 산책을하다 뿔이 엉켜
죽은 두 사슴을 발견하고 엉킨 뿔을 그대로
잘라 수도원에 걸어놓고 누군가 뿔을 보고
물어볼 때마다 두 사슴의 이야기를 들려
주곤 했다.

“서로 힘을 과시하다가 죽은 두 사슴처럼
분노에 눈이 멀어 자존심만 내세우는 사람은
상대방도 죽이고 자신도 죽게 된다는”
교훈입니다.

​배려와 양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뒤엉킨
사슴뿔은 독일의 베벤하우젠에 있는
수도원에 지금도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그런
승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역 싸움에 빠져 힘으로 상대를 이겨
보려는 욕망은 결국 둘 다 망하는 길임을
깨닫지 못한 두 사슴의 교훈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서로 양보하며, 서로가
소중함을 알았드라면 어찌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무지한 짐승이라고 치부하기엔 안타까운
일이기에 되뇌여 봅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웃음은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