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사랑

러시아 시베리아에 있는 바이칼 호수에는 “조류 보호지”가 있습니다. 어느날 회색 기러기 한 쌍이 날아왔는데 조류 연구가들은 이 기러기를 이곳에 정착시키고 보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암컷 기러기를 포획해 날지 못하도록 날개 한 쪽을 테이프로 붙여 놓았습니다. 점점 날씨가 추워지자 기러기 부부는 따뜻한 지중해로 날아가서 겨울을 보내고 싶었지만 암컷 기러기가 날 수 없었기 때문에 수컷 기러기도 날아가지 못하고 함께 남게 되었습니다.
일년 중 가장 추운 1월이 되니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해서 혹시 기러기 부부가 얼어 죽는 일이 생길지 몰라 두 마리를 따뜻한 우리로 옮겨주기로 했습니다. 날지 못하는 암컷 기러기는 쉽게 따뜻한 우리로 옮길 수 있었지만 수컷 기러기는 잔뜩 겁에 질려 혼자서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 홀로 남겨진 암컷 기러기는 주는 먹이를 거부하면서 구슬프게 울어대기만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수컷 기러기가 호수에 나타나 큰 소리로 울어대며 암컷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사흘에 한 번 꼴로 찬 바람이 몰아치는 호수 위를 큰 소리로 울면서 날아다녔습니다. 2월이 될 때까지 수컷 기러기는 사방 이곳저곳을을 돌아다니며 암컷 기러기를 찾아 헤맸습니다.
드넓은 호수의 이 쪽 물가에서 저 쪽 물가 끝까지 온 구석을 샅샅이 찾아다녔습니다.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는 도랑까지 열심히 암컷을 찾아 다녔습니다.
수컷 기러기의 암컷을 찾아 헤매는 그 정성을 지켜 본 조류 연구가들은 너무나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암컷 기러기의 날개 한쪽에 붙였던 테이프를 떼어내고 호수로 옮긴 후 풀어주었습니다.
이틀이 지난 후에 결국 수컷 기러기는 암컷 기러기를 발견했습니다. 수컷 기러기가 큰 소리로 울어대며 물 위를 날아가자 암컷 기러기는 트럼펫 같은 울음 소리를 내며 반갑게 응답했습니다.
암컷의 소리를 듣고 수컷 기러기는 공중으로 날아 올라 크게 한 바퀴 원을 그리더니 암컷 기러기가 있는 물 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오랫 만에 재회한 한쌍의 회색 기러기는 목을 길게 뽑아 서로 비벼대고 부리를 맞댄 채 마냥 반가움과 행복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다정하게 공중으로 높이 날아 올랐다가 물 위로 떨어지는 짓을 계속 반복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조류 연구가들은 마음에 깊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이 일로 새들도 사람 못지 않게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는 사실을 알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돈을 많이 버는 것입니까?
명예를 얻는 것입니까?
성공을 바라십니까?
건강을 되찾고 싶으십니까?
행복을 누리고 싶으십니까?
그러나 이런 목표들은 허상에 불과하여 사랑이 없다면 사람들을 허탈감과 좌절감에 빠뜨립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입니다. 그러나 사랑 받기만을 원하여 사랑을 잃고, 뒤늦게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오늘은 바쁘게 살아오느라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던 소중한 분들에게 사랑과 고마움을 전하면서 소중한 사랑을 확인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확인하는 자체도 필요 없는 것이 사랑이겠지만, “회색기러기 이야기”가 사랑의 소중함을 함께 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면 참으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