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정 (滅情)

정든 사람, 정든 물건과 작별하는 일이 멸정인데 아무리 정이 들어도 함께 갈 수가 없고, 가지고 갈 수도 없는게 인간사 입니다 젊었을 적부터 “이 진사”는 부인 인 “여주댁”을 끔찍이도 생각해, 우물에서 손수 물을 길어다가 부엌으로 날라다 주고, 동지 섣달이면 얼음장을 깨고 빨래하는 부인이 안쓰러워 개울 옆에 솥을 걸고 장작불을 지펴서 물을 데웠다 봄이 되면 아내”여주 댁”이 좋아하는 곰취를 뜯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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