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 K이 띄우는 편지/아내의 잔소리

오늘(8일)은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인 ‘白露’입니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 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됐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과 함께 2030 부산엑스포 무대가 될 부산항 북항의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노라니 절기는 속일 수 없나봅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의 初入에서 좋은글 올려봅니다.

아내의 잔소리는 보약입니다<詩庭박 태훈>

결혼식장에 사람 만나는 모임에 갈때마다
아내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싱싱한 과일은 단냄새가 나지만

시든 과일 냄새는 께림직한 냄새가 나는 법이요

생각 해보세요

자리가 여유가 있는 지하철 시내버스 시외버스를 탈때

젊은 사람들이

왜 나이든 사람들 옆자리에 앉기를 꺼리는 이유를

나이든 사람 몸 냄새 젊은 사람들이 싫어해요
외출할때 꼭 샤워하시고 향수 뿌리고 가세요

입냄새 조심 가글 하시고요

“샤워를 했습니다”
향수도 뿌렸습니다 칫솔질 가글 했습니다

현관에서 신발 신는데 따라 온 아내는
코로 흥흥대며 내음새 맛습니다

나이들어 늙어서 생긴 버릇입니다
전철에서 옆자리 어느 노인 몸에서

풍기는 냄새가 역겹더라는 것입니다

그뒤로 냄새 단속이 시작 된 겁니다
나 몸에서 냄새 안나는데–
그래도 조심해야 돼요
내 몸 냄새는 나는 모릅니다
젊은 사람들 코는 사냥개 코 보다 더 예민해요

외출 때마다 아내의 잔소리는 챙기는 소리
그 소리를 들을때 마다

인생 다됐구나 서글퍼 지는 마음

육십나이 되거던 입조심 몸조심 분위기조심 하라
친구의 말이—- 귓전에 맴돕니다
그 친구도 마눌이 챙기는 모양 입니다
인생 정말 잠시 잠깐 입니다

기억엔 얼마전에 젊은이라고 불리웠는데–

“어이 앞에가는 젊은이”
뒤 부르는 소리가 아직 귓가에

쟁쟁 거리는것 같은데 말입니다
옛말에 나이들면 설치지 말고

철부지 젊은이가 대든다고 같이 하지 말고

나이 값이 뭔지 아세요

또 하나의 아내의 잔소리 챙기는 소립니다
사람들은 말이요 제 잘못은 모르는 법이요

남의 잘못은 잘보여요

왜 그런줄 아세요 남의 잘못은 앞에 있고

내 잘못은 뒷전에 있으니까 그래요
그러니 누가 따지고 대든다고 해도 눈한번 감고 참으세요
참으면 세상 내맘 모두가 평안 하답니다

뉴스 사건사고 보세요

1초만 참았드라면 살인은 면했을것인데
그 참는 1초 순간을 못해서

평생을 고생하면 죄값을 치르고 있지요
잔소리 챙기는 소리를 하는 아내
이제 세상사는 선생님이 완전히 다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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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고(ㅋㅋㅎㅎ) 남편들은 하루의 시작과함께 “신문을 본후 가지런히 정리해라, 화장실 뒷처리 깨끗하게 해라, 밥 먹을 때 쩝쩝 거리는 소리 내지 마라, 옷을 아무렇게나 입지 마라, 술 적당히 마셔라, 담배 끊어라, 운동 좀 해라, 병원에 가보자, 쇼파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오락 또는 TV 시청 하지 말아라, 당뇨가 있으면서도 밤늦게 야식으로 과일과 빵 먹지 말아라 등등” 아내의 잔소리는 끝이없다.

누구나 한 두가지는 해당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이제 남편은 곁에서 귀가 따갑도록 보채는 보약같은 아내의 잔소리에 고개숙여 감사해야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