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에서 JC K이 띄우는 편지/다름을 존중하는 배려
어느덧 10월이 우리곁을 찾아 왔습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이슬비 내리는 두메산골 입니다.
이제 제법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네요. 환절기에 일교차가 심하니 건강관리 잘하시기 바라면서 좋은글 <다름을 존중해주는 배려> 띄웁니다.
10년 전 대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같은 방을 쓰는 친구끼리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고향 출신의 친한 친구 사이라
특별히 같은 방을 배정받은 학생들 이었는데, 함께 생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툼이 일어난 것입니다.
소동에 놀란 다른 학생들이 두 사람을 붙잡고 말려 싸움이 되는 것은 막았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싸움의 원인은 슬리퍼 때문이었습니다. 문 앞에 슬리퍼를 벗어둘 때, 한 사람은 슬리퍼 앞쪽이 문 쪽을 향해야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실내 쪽을 향해놓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작 이런 일로 친했던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해야 하는지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때 상급생 한 명이 그 자리를 지나가자 두 학생은 서로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상급생에게 말했습니다.
상급생은 두 사람을 쳐다보며 시큰둥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방에서 슬리퍼 안 쓰고 맨발로 다녀. 그러면 나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인가?”
그렇게 다투던 두 학생은 상급생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소인국 릴리퍼트와 블레푸스크는,
삶은 달걀의 껍데기를 깨는 순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입니다.
이를 단순히 웃고 넘길 풍자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먼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이며 서로에게 배려심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배려는 서로 하는 것입니다.
한쪽이 한 발짝 물러설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가 반 발짝씩만 물러선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다툼과 분쟁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봅시다.
# 오늘의 명언
밀가루 장수와 굴뚝 청소부가 싸움하면
밀가루 장수는 검어지고 굴뚝 청소부는 희어진다.
– 탈무드 –